영국에 있는 모든 순간들이 소중하고 행복하겠지만 일정은 메인 이벤트를 중심으로 짜야할 것 같다.
우선 기본적으로 계획중인 것들 중 빅 이벤트들은 다음과 같다.
- 2023.02.13 리버풀 VS 에버튼 (머지사이드 더비, 안필드)
- 2023.02.18 브라이튼 VS 풀럼 (AMEX 스타디움)
- 2023.02.19 토트넘 VS 웨스트햄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
이를 바탕으로 대략적인 지역 이동 계획은 다음과 같다.
살면서 이렇게 드라마틱한 이벤트들이 즐비한 달이 있을까 싶다. 심지어 수강신청은 영국에서 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날짜를 설정하여 기차표를 구하기로 하였다.
본격적인 티켓 구매에 앞서 간단하게 영국이라는 나라의 특징에 대하여 - 그렇게 재밌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 설명하도록 하겠다.
영국이라는 국가는 서로 다른 4개의 독립국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웨일스로 구성된 연합국이다. 영국인들 조차도 해당 사실에 대하여 정확히 아는 사람은 드물다고 한다. 역사를 알아보는 것은 꽤나 흥미로운 일이지만 꽤나 지루한 일이다.
지리적 특성도 알아보자. 별로 알아보긴 싫었지만 무언가 글을 쓰며 어떤 타당성을 부여해야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영국의 영토는 한반도의 크기와 비슷하다고 한다. 또한 잉글랜드의 영토는 대한민국의 영토보다 1.3배 더 크다는 사실을 대인터넷 시대의 산출물로부터 알 수 있다.
따라서 잉글랜드 내에서도 북쪽과 남쪽, 혹은 서쪽과 동쪽을 이동할 때에는 기차나 비행기를 이용해야 한다. 비행기는 탈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고 놓치더라도 유동적으로 처리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역 간 이동에는 기차라는 수단을 이용하기로 하였다.
이제 내가 기차를 예약한 방법과 그 사이에 있었던 크고 작은 일들에 대하여 풀어보겠다.
우선 기차 예약을 위하여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여야 한다. 다른 앱도 있었던 것 같지만 UI가 마음에 들어서 Trainline으로 선택하였다.
Trainline에 들어가보면 Search 탭에서 내가 원하는 조건을 설정하여 기차표를 검색할 수 있다.
우선 출발지와 도착지를 설정하는데, 정확한 역이름을 검색해도 되고 가려고자 하는 지역을 입력해도 된다. 하지만 특별한 일이 아니라면 정확한 역이름을 검색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지역명으로 입력하면 경유지가 생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한 지역 이동 후에 또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면 왕복으로 티켓을 구매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다. Trainline 상에서 기차표는 편도와 왕복의 가격 차이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그 다음은 편도인지 왕복인지 선택할 수 있다. 왕복에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는데, 하나는 정해진 시간에 정확하게 타는 일반적인 기차표의 형태이고, 하나는 출발 시간은 정해져 있으나 돌아오는 시간을 정해진 구간 시간 안에서 flexible 하게 선택하는 형태이다. 물론 후자의 가격이 조금 더 비싸다.
그 아래에는 출발 시각, 도착 시각을 설정할 수 있으며, 그 아래에는 구매하고자 하는 티켓 수량, 즉 인원수를 설정할 수 있다.
원하는 조건으로 검색을 하면 시간대별 기차표가 화면에 출력될 것이다. 좌측 사진 두번째 기차표를 보면 파란색 마크로 Save가 되었다는 것을 알려주는데, 그냥 할인해주니까 고맙다.
우측 사진에서는 Off-Peak 라는 글씨를 찾아볼 수 있는데, Off-Peak Time, 즉 피크 타임이 아닌 시간에는 조금 더 경제적인 비용으로 기차에 탑승할 수 있다.
사실 가격 차이가 기하급수적으로 차이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자신의 일정에 맞추어 여유있게 예약하면 된다. 뭐 “나는 현대 문문이 싫다.”라고 하면 해당 기차역에 가서 직접 발권하는 방법도 있다.
예약에 성공하면 좌측과 같이 내가 예약한 기차표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특정 기차표로 이동하게 되면 상단에 Google Wallet 이나 Apple Wallet 으로 추가하는 버튼이 있을 것이다. 나는 “iPhone 14 Pro Owner” 이기 때문에 Apple Wallet에 추가하였다. 추가하면 우측 사진과 같이 QR 코드 형태의 티켓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좌측 사진 상단 기차표를 잘 보면 refund processing 이라는 미심쩍은 단어가 보일 것이다. 그렇다. 환불을 진행하였다.
지금부터는 지구 반대편에 존재하는 직원에게 환불을 요청하는 과정을 보여줄 것이다. 9파운드면 약 14,000원 정도라 시간 투자 대비 예상 스트레스 획득량에 비하면 “그냥 비싼 까까 하나 사먹었다고 생각하자.”하고 넘어가는 것이 효율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외국인과 대화하고 싶다는 알 수 없는 미지의 호기심이 두둥실 떠올라 나를 Trainline Customer Service로 이동시켰다.
그럼 이제부터 Trainline 직원과의 대화를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아니하고 공개하겠다.
우선 티켓을 환불하고 싶다는 메세지를 전달하면 Trainline의 직원이 연결되어 상세한 환불 처리가 진행된다. 나의 예약번호를 말해주었더니 일사천리로 해결되었다. 환불하는 과정이 매우 복잡할 것이라고 생각한 나의 편협한 사고는 이내 감탄으로 승화하게 되었다.
직원은 환불 처리 과정에 대하여 상세하게 안내해주었고, 그에 감탄한 나는 고백을 해버릴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에 간단한 질문과 함께 감사 인사를 전달하려 했으나 역시 군부대 안이어서 그런지 네트워크가 스스로의 의지를 가진 듯 행동하였다.
그러나 나는 품성이 올바른 인간이기에 감사 인사를 꼭 전달해야겠다는 다짐을 한 뒤 다시 Custermer Service에 입장하였다.
보라. 보기만 하여도 방전된 인류애가 다시금 충전되는 느낌이 들지 않는가? 어쨋든 Trainline 기차표 환불 과정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아, 추가적으로 하나 더 말하자면 공항에서 런던 Paddinton 역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Heathrow Express에서도 여행 일정 변경 때문에 환불을 요청했으나, Early-Access로 할인을 받아 구매한 티켓이라 단칼에 거절당하였다.
다음화 예고
영국하면 프리미어리그, 프리미어리그하면 리버풀. 근데, 축구 경기 티켓이 70만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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